의정부지법 "시그넥티스, 금속노조와 단체교섭 진행해야
조합원 총회를 통해 산별노조에서 기업별노조로 조직형태 변경을 결의하더라도, 총회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면 해당 총회와 총회 의결사항 모두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8일 의정부지법 제12민사부(재판장 강성국)는 전자장치 제작·판매업체인 시그네틱스(주)에 “금속노조와 단체교섭을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금속노조 한국시그네틱스지회 소속 일부 조합원들은 지난 2003년 임시총회를 소집해 지회장을 선출한 뒤 금속노조 탈퇴와 기업별노조로 조직형태 변경을 결의했다.
그런데 총회 소집권한이 없는 이아무개씨가 총회를 소집해 형식적 하자를 남겼다. 지회의 운영규칙은 지회장에게 총회 소집을 요청하고, 지회장이 그 요청을 거부할 경우 금속노조 위원장에게 지부장으로 하여금 소집권자를 지명하도록 승인해 줄 것을 요청하게 돼 있다. 당시 지회장은 징계해고 상태였고, 금속노조 위원장 역시 총회 소집권자 지명 승인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이아무개씨가 총회를 소집해 지회장에 당선됐다. 그 뒤 이씨는 다시 총회를 열어 조직형태 변경을 결의하고, 관할관청인 안산시에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당시 임시총회와 총회에서의 결의는 그 총회소집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판결했다. 시그네틱스가 기존 한국시그네틱스지회가 속한 금속노조와 단체교섭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이번 판결은 쌍용차지부의 금속노조 탈퇴 총회를 둘러싼 법정공방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법률사무소 새날 김기덕 대표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지부·지회 등 산별노조의 하부조직이 총회를 소집해 조직형태 변경을 결의하려면 산별노조의 규약과 지부·지회 규칙에서 정한 소집절차에 따라야 하고, 이를 따르지 않은 경우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한 중요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