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공공철도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선로사용료
- 이럴 거면 뭐 하러 복잡하게 상하분리를 했나!
김영훈 (前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지난 23일 이사회에서 일방적으로 처리된 5,115명에 달하는 공사의 정원감축안은 ‘07년 기준으로 6,140억원에 이르는 철도공사의 운영적자액을 2010년까지 50%수준으로 줄이고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민영화를 재검토하겠다’ 는 MB정부의 소위 철도선진화 계획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 철도공사의 주요 경영지표를 분석한 아래 표에 의하면 07년도의 경우 전체 운영적자액을 상회하는 6,175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선로사용료로 지불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철도공사 운영적자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선로사용료는 도대체 무엇이고, 현재 우리가 지불하고 있는 사용료는 적정한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철도공사 주요 지표 (05~07년) >
단위 : 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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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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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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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O미보상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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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로사용료(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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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이자(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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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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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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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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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급액(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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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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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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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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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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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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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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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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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2,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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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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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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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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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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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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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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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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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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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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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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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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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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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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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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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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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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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로사용료는 말 그대로 선로를 소유하지 못한 우리 철도공사가 선로를 사용한 대가로 선로의 주인인 철도시설공단에게 지불하는 사용료입니다. 즉, 철도운영주체가 선로를 소유하고 있다면 지불하지 않아도 될 비용이지만 철도의 시설과 운영을 분리하는 ‘상하분리 정책’에 따라 발생되는 비용이지요.
예컨대 고속도로를 소유하지 않은 고속버스회사가 고속도로를 이용하면서 지불하는 통행료나 공항을 소유하지 않은 항공사가 공항을 이용하면서 지불하는 이용료, 선박회사가 항만을 이용하면서 지불하는 이용료 등과 같이 철도에서도 운영주체가 굳이 선로를 소유할 필요가 없고 ‘적당한’ 이용료만 지불한다면 철도운영주체의 입장에서는 막대한 초기투자비용이 들어가는 건설비용의 부담에서 벗어나 운영의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도입된 제도입니다.
따라서 상하분리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에서 선로사용료를 어떤 기준으로 설정하며 어떻게 징수할 것인가? 의 문제는 각국 철도정책의 핵심적인 부분이 됩니다. 이러한 상하분리 정책을 철도에서 처음 도입한 나라는 스웨덴입니다.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 중의 하나인 스웨덴은 1988년 상하분리 정책을 도입하면서 이에 따라 발생되는 철도공사의 선로사용료를 책정함에 있어 ‘사회한계비용(Social Maginal Cost)'라는 원칙에 입각하여 대단히 낮은 선로사용료(시설유지비용의 10% 수준, 운영수입의 6%수준)를 부과함으로서 한편으로는 스웨덴철도공사의 경영에도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철도의 수송부담률을 높임으로서 궁극적으로는 자가용 이용을 감소시키겠다고 하는 친환경교통정책을 실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영국의 경우 민영화된 선로보유회사인 레일트랙이 각 철도운영회사로부터 징수한 선로사용료는 시설물의 총건설비용+유지보수비용+민영회사의 적정이윤 15%를 포함시킴으로 인해 운영회사는 무거운 선로사용료를 지불하면서 자체적인 수익을 발생시켜야 함으로 이는 곧 높은 운임과 구조조정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높은 선로사용료에도 불구하고 민영화된 선로소유회사가 주주들의 더 많은 이익을 위해 시설투자에는 소홀히 함으로서 대형사고로 이어졌던 것이지요.
그렇다면 우리의 경우는 어떠할까요? 선로사용료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가 없을 정도이고 이러한 높은 선로사용료는 상하분리 정책과 관련법안의 취지도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 일반철도와 고속철도의 선로사용료를 차등하여 책정하고 이를 합산한 금액을 지불하고 있는데 먼저 일반철도의 경우 조정한계비용이라고 하는 개념으로 유지보수비용의 70%를, 고속철도의 경우는 건설비용과 유지보수비용을 합산하여 고속철도운영수입의 31%를 책정함으로서 한해에도 6천억원이 넘는 금액이 선로사용료로 지불되고 있습니다.
결국 고속철도 건설부채를 우리가 지불하는 선로사용료로 후불대납하는 형식이 되고 있는 현재의 선로사용료는 상하분리를 통해 운영자의 건설비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하는 정책의 근본취지를 역행하고 있는 것이고,
건설비용을 납부한 철도공사는 정작 선로를 소유하지 못하는 문제에 직면하고 맙니다.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제31조에서 ‘철도의 사회경제적 편익과 다른 교통수단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선로사용료를 책정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철도가 발생시키는 사회경제적 감소비용은 고려되지 못하고 도로나 항공, 항만 등의 다른 교통수단에서 지불하는 시설이용료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책정되고 있음으로 이 역시 잘못된 법집행이지요. 만약 고속버스회사나 항공사가 시설의 이용료로 이 정도의 수준을 납부한다면 어떤 회사도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는 없을 것입니다.
흔히 민영철도의 성공사례라고 하는 일본의 여객철도는 어떠할까요? 일본은 유럽철도와는 달리 운영회사가 선로를 소유한 상하일체형임으로 선로사용료 자체가 없습니다. 다만 1987년 전국적인 단일 사업체였던 일본국철을 6개의 여객회사와 1개의 화물회사로 분할하면서 당시 운영 중이었던 4개의 신간선을 누가 소유할 것인가? 의 문제와 선로를 소유하지 못한 화물회사는 여객회사 소유의 선로를 사용할 때 얼마의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 의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분할민영화 초기에는 신간선보유기구가 신간선을 소유하고 본토의 3개 여객철도회사는 이를 대부하는 형식으로 운영되다가 4년 만에 국가가 각 회사에 신간선을 매각함으로서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화물회사의 경우도 상대적으로 수송분담률이 떨어지는 일본철도의 특성에 따라(일본은 섬나라로서 화물철도의 비중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대한 화물철도회사의 경영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사용료가 결정됩니다. 선로건설과 감가상가비 등 고정비용을 제외한 한계비용만을 적용함으로서 이는 화물회사 영업수익의 10% 내외의 수준에서 결정됩니다.
이상과 같이 상하분리에 따른 선로사용료에 대해 그 도입의 배경과 각국의 사례를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에 기초해 볼 때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에게 적용되고 있는 선로사용료는 철도재생을 위해 유럽에서 실시하고 있는 상하분리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가?
오히려 우리나라 철도의 특성은 상하일체형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와 더욱 유사하지 않은가? 나아가 높은 선로사용료로 건설비용을 대납할 것이라면 굳이 우리가 철도시설을 소유하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 등등의 의문입니다.
정부는 선로사용료를 새롭게 책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이와 관련한 연구용역을 의뢰하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상하분리를 추진하면서 핵심정책인 선로사용료책정에 대한 연구와 실사조차 올바로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2006년 단행된 상하분리형의 철도구조조정은 무리하게 ‘상하분리만을 위한 것’ 또는 ‘상하분리 자체가 목적인 되어버린 것’이라는 우리의 주장에 대해 정부가 무엇이라고 답할지 궁금합니다.
결국 철도운영적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선로사용료문제에 대한 올바른 대책 없이 무작정 운영적자의 50%를 줄이든지, 아니면 민영화하겠다. 라고 하는 정부의 철도선진화정책은 애초부터 본말이 전도된 MB식 철도역주행의 하나라 할 것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