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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6-08 11:56
공공철도 이야기 - 4번째
 글쓴이 : 부산본부
조회 : 1,353  
 

네 번째 이야기 : 철도의 사회경제적 가치. 진정한 공기업 선진화를 달성하는 길


민영화론자들이 철도공사를 비롯한 공기업운영의 비효율을 주장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이 적자문제입니다. 공적서비스를 담당하는 공기업을 제조업이나 민간서비스업과 같은 기업회계 원리에 따라 흑자와 적자, 효율과 비효율로 나누는 것 자체가 단편적인 구분법이고 공기업의 존립근거를 부정하는 일입니다만 국민들이 볼 때에는 ‘그래도 계속 적자가 늘어나면 국민 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중요합니다.


기업회계에 있어 흑자냐? 적자냐를 구분하는 것은 발생시킨 총수익에 총비용의 정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즉, 한 기업을 운영함으로서 발생시킨 가치를 환산한 총수익에 그 가치를 발생시키기 위해 투여된 총비용을 제외한 나머지가 순이익금이 되는 것이고, 역으로 총비용이 더 크다면 그만큼 순손실이 발생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철도와 같은 공기업은 공공재를 생산함으로 일반적인 기업회계에서의 수익성 또는 상업성과는 다른 준거를 가지고 기업의 가치를 판단해야 합니다. 공공재는 일반 상품에 비해 공급과 수요에 있어 비탄력적이고 ‘시장원리’보다는 ‘사회적 요구’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공부문의 기업성을 판단할 때 시장을 통해 획득되는 가치인 ‘시장경제적가치’ 이외에 사회에 기여하는 바를 나타내는 ‘사회경제적가치’를 포함하여 환산하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공기업의 적자문제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지요.


시장경제적가치를 높이려면 그 기업의 상업성을 강화해야 하고 철도의 경우 원가와 적정이윤이 보장되는 요금의 현실화가 불가피한데 이는 곧 이용자들의 부담으로 직결되며,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 철도공사가 이를 마음대로 조정할 경우 그 피해는 국민전체로 귀결됩니다.(민영화를 하더라도 산업특성상 결국은 민영독점이나 카르텔이 형성됩니다) 이에 대해 요금이 계속 올라간다면 철도를 이용하지 않아 오히려 철도공사의 적자가 커질 것이다. 는 주장이 있을 수 있으나 이 역시 철도의 수요가 도로로 이동할 경우 국가가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은 급증합니다. 흔히 도로혼잡비용이니 환경부담비용이니 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만약 철도공사가 상업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도권 전철에 대한 요금현실화를 단행할 경우 시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인상된 요금을 지불하고 전철을 이용하던지, 아니면 그 보다 더한 비용을 지불하고 자가용을 이용하던지, 다른 대중교통수단의 이용을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시민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단지 요금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체증에 따른 시간의 낭비와 주차비, 유류비, 환경부담금 등을 포함한 사회적비용입니다.


이렇듯이 철도가 운영됨으로서 발생시키는 유형무형의 가치는 운임이라고 하는 시장경제적가치와 통행시간단축, 환경오염 감소, 교통사고발생 감소, 국토의 효율적인 개발, 저탄소에너지사용 등 사회경제적가치로 나타납니다. 문제는 유형의 가치는 바로 개량이 가능한데 무형의 가치인 사회경제적가치는 이를 개량화하기 어렵다는 것에 있으며, 이러한 사회경제적가치를 공기업의 평가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상하분리를 처음 도입한 스웨덴에서 선로사용료를 책정할 때 철도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포함하여 그만큼 선로사용료를 감액한다고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철도가 운영됨으로서 스웨덴 정부가 부담해야 할 사회적비용을 감소시킴으로 보다 많은 열차의 운영은 보다 많은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게 되고 이를 위해 선로사용료를 감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도로혼잡비용은 전년도 기준으로 25조원 수준으로 이는 GDP의 13%를 육박하고 있으며 OECD국가 중 당당 최상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갈수록 자원위기와 저탄소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현 정부가 주장하는 ‘선진화’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만약 철도의 수송분담률을 10% 높이고 도로의 수요를 같은 비율만큼 낮춘다면 연간 2.5조원의 사회적비용이 감소되는 것이고 이것이야말로 철도가 운영되는 사회적요구가 됩니다. 이러한 가치가 단지 금액으로 환산되지 못한 채 단지 시장경제적가치=운임으로만 공사의 적자, 흑자를 논하는 것이 얼마나 ‘후진적’인 방식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철도의 사회경제적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한다면 얼마나 될까요? 이와 관련하여 2007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한 ‘철도의 사회․경제적 가치 평가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놀라운(!) 연구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공사가 운영하는 전체 노선별, 열차별로 이를 분석한 결과 그 가치는 20.979로 투입 비용 대비 약 21배 정도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 광역철도는 운임의 61배의 가치를 발생시킨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정책제언으로 ‘철도공사에 대한 평가를 운송실적, 재무성적 등의 1차원적인 평가에서 벗어나 SOC 시설의 본연의 존립근거인 사회․경제적 가치 중심 평가로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보고서가 제출된 이후에도 여전히 정부는 상업적 논리에 의존하여 ‘철도공사의 영업적자를 50%줄이는 것’이 철도선진화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만약 이러한 사회경제적가치를 환산한 금액이 우리공사의 기업평가에 올바로 반영된다면 지금이라도 지긋지긋한 적자논리에서 벗어나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철도공사가 거듭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기업에서 흑자가 난다하더라도 그 사회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증가한다면 그 기업의 존재이유가 있을까요? 반대로 단순 기업회계논리로 적자가 나더라도 전 사회적 비용이 감소된다면 그 기업을 적자기업으로 매도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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