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던 2012년 12월 박근혜후보 측 선대본과 새누리당은 연일 ‘철도민영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당시 프레시안과 한겨레신문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 철도민영화를 우선 추진한다’는 기사가 파문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출범 3개월 만에 철도민영화를 재추진하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스스로 저버리고 있다.
국토부는 별도법인을 설립해 2015년 개통되는 수서발 KTX 운영을 맡길 예정이다. 이 법인은 정부지분 51%와 민간지분 49%로 구성되지만 철도민영화에 찬성하는 국토부와 시설공단이 정부지분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민영화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국토부는 2015년 이후 개통되는 ‘성남~여주’, ‘부산~울산’, ‘소사~원시’, ‘원주~강릉’ 등 4개의 일반노선 역시 민영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사실상 철도노선의 전면적인 민영화가 재추진되는 셈이다.
또한 차량자회사설립 진행, 화물의 회계분리, 적자선 민영화와 중장기적인 철도지주회사설립까지 추진하고 있어 2002년 김대중정부 당시 철도분할민영화방안으로 회귀하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토부의 밀실추진에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14일 경남을 시작으로 15일 대구, 15일 전주, 16일 순천에서 ‘밀실 민영화 추진’을 규탄하는 지역시민대책위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마산역에서 가장 먼저 기자회견을 연 KTX 민영화 반대 경남시민대책위는 “국토부의 철도경쟁체제 도입은 사실상 민영화로 가기 위한 꼼수”라며 “출범 3개월도 안 된 박근혜 정부가 실패를 되풀이했던 이전 정권의 철도민영화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실에서 재추진하고 있다. 밀실추진을 중단하고 철도산업의 전망을 먼저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네티즌들도 박근혜 정부의 공약 뒤집기를 비판한 글을 연신 올리며 철도민영화 추진을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민영화 추진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실시간 트윗을 하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는 김진애 전 의원을 비롯해 문성근씨 등 유명인들의 합류도 눈에 띤다.
한편 지난 9일부터 철도노조가 세종정부청사 앞에서 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서지본 13개 차량지부도 서울역(서부)에서 노상농성에 들어갔다.
또 전국 주요역과 정부기관, 새누리당사 앞에서도 조합원 1인 시위가 한창이다. 철도노조는 오는 25일 서울역(2시)에서 조합원 5천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연다.
<대통령선거 당시 철도민영화 관련 새누리당 주요발언>
▣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12월 14일, 선거 5일 전) : 민영화는 국민들의 갈등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고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한 만큼 국민과 관련 당사자 간에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추진하겠다.
▣ 이상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12월 15일, 선거 4일 전) : 장기비전에 대한 심사숙고가 필요하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 만큼 섣불리 민영화로 갈 수 없다는 것이 박근혜 후보의 입장이다.
▣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12월 17일, 선거 2일 전) : 박근혜 후보는 물론 새누리당도 KTX 민영화에 반대한다.
▣ 박근혜 대통령 후보 선대본(12월 17일, 선거 2일 전) : 새누리당은 근본적으로 철도산업은 장기 비전을 먼저 마련하고, 마련된 장기 비전에 따라 철도산업 발전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으로, 지금 KTX 민영화 추진에 반대한다. 박근혜 후보는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는 절대 추진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