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파업은 ‘적법’ 철도파업은?
법원, MBC 해고·정직 모두 무효 손배소 기각
법원이 2012년 MBC 파업을 "공정성을 보장받기 위한 정당한 파업"으로 판결하고 해고 및 정직 처분을 모두 무효화했다. 사측이 청구한 195억원의 손배소도 모두 기각했다. 17일 서울 남부지법 민사합의13부(박인식 부장판사)는 정영하 전 MBC 노조위원장 등 44명이 MBC 사측을 상내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방송사의 공정성 여부가 근로조건에 들어간다고 봤다. 방송사의 생명인 전파가 공공재이기 때문에, 공정성이 훼손될 경우 근로조건 역시 보장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23일 사측의 손배소를 기각한 서울남부지법 민사15부(유승룡 부장판사)도 “노조의 공정방송요구는 정당하고, 시기·절차·수단·방법에서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MBC노조는 지난 2012년 1월 30일부터 7월 17일까지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170일간 총파업을 벌였다. 이에 사측은 위원장 등 6명을 해고하고 38명을 정직처분 했다. 또 노조를 상대로 195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었다.
노조 직책으로 달리 적용한 업무방해죄
그럼 철도공공성을 내 걸고 파업에 돌입한 우리는 어떨까! 먼저 업무방해죄가 철도파업에 적용될지의 여부이다.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정부와 사측은 업무를 방해했다며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출두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며 수배를 내리고, 자진출석한 김명환 위원장 등 지도부 5명을 구속했다.
하지만 업무방해죄의 적용이 무리하는 주장이 강하다.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파업에 대한 업무방해죄 적용은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업운영에 막대한 손해를 초래한 경우에만 성립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철도노조의 경우 이 모든 절차를 지켰기 때문에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9일 부지본 간부들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며 강석규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파업으로 인한 노무제공 거부행위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지는 법원에서 사실 규명과 엄격한 법적 평가를 통해 가려져야 한다”고 했다. 업부방해죄의 적용이 사실상 무리라는 주장이다.
그럼 지방본부 간부들의 경우 전원 구속영장이 기각된 반면 김명환 위원장 등 지도부 5명의 영장이 인용된 이유는 뭘까! 조세화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무시한 지극히 정치적 판결”이라고 규정했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불법이라 규정하고 탄압했는데 지도부의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의 파장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조계종 노동위원회는 ‘노조의 지위로 업무방해죄의 적용이 달라진다는 건 법적 잣대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주식회사 설립은 노동조건과 직결
다음이 파업의 목적성인데 ‘방송의 공정성 여부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결한 MBC파업을 기준으로 볼 때 정당성이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내부자료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수서발KTX의 분리는 공사경영에 큰 손실을 입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자회사로의 전직 등 신분상의 불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으로 코레일은 연간 수천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다는 점은 이미 코레일 내부문건에서도 확인됐다”며 “그로 인한 피해는 결국 철도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번 파업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법원의 이번 판결은 철도공사를 6개 자회사로 쪼개려는 정부와 국토부의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자회사 설립 저지 총파업을 결의한 철도노조의 투쟁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철도파업으로 구속된 지도부는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해 박태만 수석부위원장, 최은철 사무처장, 엄길용 서지본 본부장, 김성식 호남지본 본부장 등 5명이다. 앞으로 철도파업의 정당성여부를 두고 치열한 법적공방이 예상된다. 업무방해죄의 성립여부를 두고 사측은 “임금교섭을 하고 있었는데 노조에서 느닷없이 수서KTX문제로 파업해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는 허위주장까지 하는 상황이다.
정당성이 인정된 MBC파업이 법적공방을 앞둔 철도파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