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승무·정비축소, 열차안전 위협한다
철도공사 해체, 화물 물류자회사 설립 시동
현장투쟁이 격화되고 있다. 다시 파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23일간의 총파업을 현장투쟁으로 전환한지 40여일만에 철도현장이 술렁이고 있다.
국토부와 공사가 수서KTX주식회사 설립에 이어 철도공사를 해체하려는 도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사는 철도노동자의 힘을 약화시킬 의도로 조합비를 압류하고 조합원의 강제전보도 강행할 태세다.
국토부와 공사는 올해 안에 화물 등 물류자회사 설립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공사가 기습적으로 시작한 화물열차 단독승무와 여객열차 1인 승무, 화차 정비주기 연장도 화물 물류자회사 설립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지적이다.
공사가 강행하려는 1인 승무는 조합원의 근무조건을 변경시킨다는 점에서 노사합의가 필수적이다. 더구나 열차안전을 심각히 위협할 수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철도노조는 사측이 교섭을 거부하고 제2민영화 추진을 위한 구조조정을 강행할 경우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 시민사회단체와 조합원들이 공사의 1인 승무 시범운행에 맞서 청량리역 승강장에서 실력저지에 나섰다. 영지본은 제천역에서 1인 승무를 막기 위한 투쟁을 벌였다.
이날 공사는 사전에 배정되지 않은 기관차를 투입해 편법으로 1인 승무 시범운행을 강행하려해 조합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열차는 10여분가량 늦게 출발했다. 열차를 이용하기 위해 역을 찾은 시민들은 불안한 모습이 역력했다.
철도노조는 “중앙선의 경우 청량리~서원주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이 모두 단선구간이기 때문에 사소한 실수가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을 내재한 만큼 1인 승무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ATP 제어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경부선과 달리 중앙선은 ATS 제어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기관사의 오류를 시스템적으로 예방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화물열차 단독승무도 큰 문제다. 지난 2000년 당시 철도청은 화물열차 1인 승무를 시행할 목적으로 승무 체험을 실시한 적이 있다. 당시 승무체험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화물열차 1인 승무에 부정적이었다. 화물열차 특성상 1인승무로는 안전운행을 보장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사는 야간에도 화물열차 단독승무를 시행할 계획이어서 열차안전은 물론 기관사 개인의 안전까지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최정식 운전국장은 “처음에 기관사 1명이 운행을 하고 팀장급 직원 1명이 지도편승하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했으나 오늘 소장이 나왔다.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어 “무리하게 1인 승무를 추진할 경우 그 위험은 결국 승객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며 “고작 열흘 동안 시범운행을 한다고 1인 승무에 대한 적응력이 길러지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철도공사의 1인 승무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철도공사는 지난해 7월에도 화물 단독승무와 중앙선 1인 승무를 강행하려다 조합원들의 실력저지로 무산된 바 있다.
투쟁 후 노사가 참여하는 ‘1인 승무 협의체’ 구성에 합의해 협의체 운영방안, 세부 활동계획서등을 작성하는 등 실질적인 활동에 돌입했었다. 그러나 합의된 활동계획서에 따른 협의체 활동 직전 철도공사는 기 합의사항마저 삭제할 것을 요구하고 ‘1백만원에 불과한 설문조사 비용문제, 열흘 남짓의 협의체 기한 연장불가’등 억지 이유를 들어 협의체를 파행시킨 바 있다.
최정식 운전국장은 “철도공사는 지난해 노사간 합의한 ‘1인 승무 협의체’마저 일방적으로 깨고 나갔다. 협의체 복원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없이 다시 1인 승무를 강행하는 것은 인력감축과 철도분할을 위해서라면 철도 안전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한편 공사는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를 비롯한 수도권 전동차를 대상으로 정비주기를 연장할 방침이다. 무궁화 새마을호는 현 24개월에서 32개월로 무려 8개월이나 늘어난다. 전기기관차는 700km운행시 정비에서 5000km로 연장할 계획이다. 또 화차는 3개월에 한 번씩 해오던 정비를 아애 없앨 방침이다. 공사가 정비주기 연장으로 차량분야에서만 87명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