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은 끝났어도 국민지지는 여전
탄압 몰두하는 공사, 손배에 가압류까지
23일간의 장기파업이 마무리 되었지만 철도파업을 지지하는 국민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현장투쟁을 결의한 지난달 31일 총파업 보고대회가 열린 장소에는 어김없이 시민대책위가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손에 ‘철도파업지지’, ‘힘내라 철도노조’ 등의 피켓을 들고 현장투쟁을 결정한 철도노동자를 응원했다. 1일 서울역에는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민영화 꼭 막아주세요’란 피켓을 든 중년의 여성 시민도 있었다. 철도노조 열린광장에도 철도노조를 응원한다는 격려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의사들은 쌍화탕을 단체로 보내고 있다. 동료 한의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는 경기도 하남시 김천수 한의원은 “잘못된 일을 바로 잡으려고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는 철도노동자를 보며, 추운 겨울 조금이라도 힘이 되길 바라며 쌍화탕을 달여 보낸다”며 응원메시지를 함께 보냈다.
또 서울 송파구 두꺼비 한의원 이재문 한의사는 “고위관료들과 정치인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추진되는 철도 민영화를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많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또 김해시 가야한의원은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하듯 긴 겨울이 지나면 언젠가는 반드시 새봄이 올 것이라 믿는다” 며 “진료실에 앉아 무임승차하는 것 같아 죄송하다. 민영화를 반대하는 철도노조를 지지한다”고 했다. 이재문 한의사는 “쌍화탕은 오한이 있거나 몸이 뻐근하게 근육통이 있을 때 드시면 좋은 약이지만, 소화기가 약해서 잘 체하거나 혹은 대변이 묽은 분들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철도공사의 손배가압류를 국민의 힘으로 무력화시키자는 모금운동도 활기를 띠고 있다. 민주노총과 공공운수연맹이 산하 조직 모금을 시작한 가운데, 민주노총이 계설한 계좌에는 2천여 명이 넘는 시민(집단 모금은 제외)들이 참여했다. 또 민주노총이 개설한 ARS 모금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ARS 060-700-0025로 전화를 하면 한통에 2000원이 후원되는 방식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안내 메시지가 진주의료원 후원으로 나오지만 모인 기금은 철도노조로 전달된다’고 밝혔다. 또 922개 단체로 구성된 민영화 반대 원탁회의가 제안한 국민 1만원 모금도 시작됐다.
철도노조가 아니라 민영화추진 세력에 맞서야
반면 철도공사 경영진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부와 국토부의 압력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차질 없이 수서KTX주식회사를 출범하고, 관제권 분리 및 철도공사를 6개 주식회사로 쪼개는 순차적 민영화를 강행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후 추진될 순차적 민영화의 원만한 추진을 위해 이번 기회에 노조의 힘을 최대한 약화시켜 보자는 시나리오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연혜 사장도 ‘철밥통’, ‘귀족노조’ 운운하며 철도노동자를 옥죄며 116억에 달하는 가압류와 150억원대의 손배를 청구했다. 특히 노조를 상대로 한 가압류는 악질 기업주가 노동조합을 파괴할 목적으로 사용했던 수단으로 지난 2003년 1월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가 죽음으로 항거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정부와 국토부, 공사 경영진이 철도노조 죽이기에 나섰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파업을 파괴할 목적으로 고용된 기간제 직원의 임금까지 손해배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억지까지 부리고 있다.
파업은 끝났지만 아직도 파업 아닌 파업을 하는 조합원도 있다. 일부 소속장이 관리자 개별 면담을 거쳐야 한다며 억지를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차량, 수색차량, 서울전기 소장은 지부가 복귀 확인서를 한꺼번에 모아 사무소에 제출하자 개인 면담을 요구하며 복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전국에서 9천여 명에 달하는 조합원의 복귀가 원만히 이뤄졌는데 유독 세 곳에서만 문제가 되는 건 소속장의 아집과 고집 때문이다. 이번기회에 ‘자신만의 기강을 세우겠다’는 황당한 얘기도 들린다.
한편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이호중 교수는 “파업 예고에 따라 코레일이 사전에 대체인력 투입을 준비했고, 노조가 필수유지업무 제도를 지켰다는 점을 들며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철도공사의 강경대응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