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국민지지가 힘이다”
일부관리자들 무개념 부당행위, 협박 문자도
가족이 뭉치고 있다. 직위해제와 고소고발, 압수수색 등 정부의 탄압이 본격화되면서 묵묵히 지켜보던 철도가족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도가족은 대략 10만 명. 가족들은 실시간으로 응원 메시지와 인증샷을 곳곳에 올리며 철도파업을 응원하고 있다. 가족대책위를 만들어 가족도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운수의 한 지부장은 고3인 딸로부터 한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며 휴대폰을 보여줬다. “아빠 힘드시죠. 주변에서 많이들 물어봐요. 좋은 일 하신다고. 아빠가 자랑스러워요.” 딸이 보낸 문자를 보며 “그동안 파업준비 때문에 잘 해주지도 못했는데 부쩍 커버린 딸이 대견하다.”고 했다.
또 한 운전지부장이 장인으로부터 받은 문자도 화제다. 뜻밖에도 장인은 “내일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 투쟁이라면 힘 있는 한 싸우게나. 우리도 응원할 테니~”란 글을 보냈다. 이뿐이 아니다. 파업에 참여하느라 장시간 집을 비운 가장을 위해 가족단위로 보내는 인증샷도 넘쳐난다.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지는 조합원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조합원들은 “걱정도 많이 하지만 적극적인 지지가 대부분”이라며 “복귀하려 해도 가족들 때문에 부담스럽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유가 뭘까! 조합원들은 그 이유를 국민에게서 찾았다. 국민지지가 가족들에게 자신감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철도파업을 바라보는 국민지지는 폭발적이다. 조합사무실에는 철도파업을 지지하는 격려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지지성금과 라면 등 지원물품도 답지하고 있다. 19일 아침에는 인터넷 카페 ‘화장~빨’에서 모금을 했다며 1천만 원이 넘는 수표를 전달해 왔다. 철도파업이 시작된 9일 이후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17일 현재 700여명에 달한다. 졸업여행비를 성금으로 보낸 학생에서부터 행운의 숫자라며 7777원을 보내기도 한다. 철도파업 지지는 철길이 없는 제주도라고 예외가 아니다. 17일 제주대학교 사학과 학생들은 컵라면과 핫팩 100개를 보내왔다. 학생들은 “한 겨울 따스하게 지내는 것이 부끄러워 부족한 마음을 담았다.”며 “저 멀리 바다 건너 철도가 없는 제주에도 행동하는 지성들이 있음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탈선을 눈앞에 두고 폭주하는 열차를 몸으로 막겠다는 철도노조에 연대를 표하고 힘을 보태드린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 ‘소울드레서’는 지난 1차 상경투쟁에 이어 19일도 핫팩 1만개를 보낼 예정이다.
손수 담은 유자차와 초콜릿을 보낸 여학생, 반 학생들이 직접 쓴 편지들을 모아 보낸 여고생들, 철도파업을 지지한다며 없는 시간을 쪼개 홍보물을 나눠주는 시민, 민영화 반대 스티커 1000장을 보내온 시민, 먹고 싸우라며 한 상자 가득 떡을 보내신 분, 대학가에 넘쳐나는 민영화 반대 대자보에 이르기까지 철도노동자의 총파업은 국민의지지 속에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반면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와 달리 일부관리자의 부당노동행위도 기승을 부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모든 철도노동자가 민영화 저지를 위해 서울로 집결하는 19일 일부관리자들이 복귀를 종용해 물의를 빚었다. 마스크와 두툼한 모자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현수막을 들고 조합원이 모여든 주변을 서성거렸다.
얼굴을 드러내지 못할 정도로 떳떳하지 못하다는 건데, “누굴 위한 것인지 안타깝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왔다. 또 복귀협박 문자를 가족에게까지 보내 시민사회단체가 인권위에 제소하는 일도 있었다.
한편 철도노조는 19일 오후 6시부터 ‘민영화 저지 철도탄압 분쇄 철도노동자 총궐기 대회’를 서울시청광장에서 열 예정이다. 이날 집회에는 시민사회단체도 대거 참석해 철도파업의 정당성을 밝힐 예정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탄압으로 멈춰 설 철도노동자가 아니”라며 “정부는 ‘수서KTX주식회사’ 면허권 발급을 중단하고 사회적 논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철도노조 상황실은 “18, 19일 정부와 철도공사의 탄압이 있었지만 파업대오는 굳건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