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민간위원회 위원 사퇴에 대한 철도노조 입장]
국토교통부는 밀실논의 중단하고,
철도발전을 위한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
우리는 민간위원회에 참여 위원들의 학자적 양심마저 저버리게 하는 국토교통부의 비상식적인 작태에 분노하며, 밀실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수서발 KTX를 포함해 철도 산업의 장기 발전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며 국토교통부가 만든 ‘민간위원회’에 참여한 전문가 20명 가운데 4명이 정부가 위원회를 철도 민영화 추진을 위한 ‘들러리’로 이용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16일 사퇴했다.
국토교통부가 급조해 만든 민간위원회에 참여했다가 사퇴한 한 교수는 "위원회에서는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해야 하는데 이야기를 하면 국토부 관계자가 반박을 하는 식으로 회의가 진행됐다"면서 "특정 안을 정해놓고 위원들을 뭉개버리고 여론을 몰아가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철도문제는 수십 년 된 것이라 조사와 연구를 하고 토론도 많이 해야 하는데 수많은 이야기를 동시에 쏟아부어서 펼쳐내는 것은 의도가 뻔하다"면서 "정부가 너무 급하게 서두른다.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국토교통부는 더욱 교묘하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철도민영화 계획을 밀실에서 추진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수서발 KTX 민영화가 국민 대다수의 반대에 직면하자 ‘정부 주도의 정책 추진이 많은 갈등과 논란을 야기’했다며 민간 차원의 합리적 안을 마련한답시고 민영화 찬성론자를 중심으로 민간위원회를 급조해 5월말까지 2~3차례 논의만 하고 국토교통부가 준비한 ‘안’으로 철도 정책을 결정하려 한 것이다.
이번 민간위원회 위원들의 사퇴는 바로 이러한 국토교통부의 밀실 정책 추진, 꼼수 정책 결정에 대한 학자, 전문가들의 양심적인 저항이다. 위원들이 밝힌 것처럼 회의 당일에 ‘문서도 아닌 구두’로 철도 민영화 정책을 설명하고 이에 대해 철저히 ‘거수기’ 역할을 하도록 강요한 것이다. 지금 누구도 철도 발전을 위한 방안, 수서발 KTX 등 철도 운영과 관련해 어떤 내용들이 논의되고 있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단지 국토교통부가 자기 입맛에 맞게 언론에 흘린 내용만이 회자되고 있으며 무조건 5월말까지 결정하겠다는 것뿐이다. 이미 경실련과 참여연대 등의 양심적인 시민단체들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민간위원회’의 구성 목적이 ‘철도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것’에 한정되어 있고 ‘5월말 정부안 확정발표’에 급급해 회의시기와 횟수를 정해 놓고 형식적이고 졸속적으로 추진되는데 대해 누차에 걸쳐 우려를 밝혀왔으며 시민사회단체를 들러리로 세우겠다는 의도 때문에 ‘민간위원회’에 참여를 거부한 바 있다.
그간 철도노조는 국토교통부의 일방통행식, 불통식 사업추진 방식에 대해 그간 여러 차례 지적했다. 그리고 국민을 위한 철도의 공공적 발전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 정당, 시민사회단체, 철도 운영의 주체인 철도노조 등 광범한 의견을 모아 국민적 합의를 거쳐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더욱이 이러한 요구가 이미 지난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약속한 것이기에 분명한 실천을 요구했던 것이다.
철도노조가 철도발전 대안 마련을 위해 국토교통부장관 면담을 요청한 것만 세 차례나 도지만 철저히 무시했다. 철도운영을 직접 담당하고 평생을 철도와 함께 하면서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철도를 익힌 철도노동자의 대표들이 철도 발전을 위해 의견개진을 하겠다는 것이 그렇게도 무리한 요구인가? 또한 철도공사 경영진에게는 ‘공기업 사장 선임’이라는 인사권을 악용해 국토교통부 입장을 수용이나 침묵을 은연중에 강요하고 있다. 또한 민간위원회의 구성이나 철도 정책 논의 과정에 2012년 수서발 KTX 민영화 추진을 반대해 왔던 ‘KTX 민영화 저지와 철도 공공성 강화 범국민대책위’에는 단 한차례의 의견개진 기회도, 국토교통부 장관 면담 요청도 거부하며 철저히 배척했다.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 또한 마찬가지다.
이번 민간위원회 위원들의 사퇴 파동은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는 밀실 정책, 불통 정책의 결과다. 또한 더 이상 민간위원회는 국토교통부의 ‘들러리’로,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는 역할을 할 수 없는 곳임이 명명백백히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이제 자신의 ‘들러리’, ‘거수기’ 역할을 할 위원회도 없으며, 5월말까지 일사천리로 만들려고 했던 꼼수 철도 분할 민영화 정책을 국민들이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철도 운영의 일주체인 철도노동자를 배제하고, 철도를 사랑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틀어막고 심지어 대통령의 공약까지 철저히 무시하면서 100년 철도의 미래를 망치려 한다면 얻을 것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토교통부 관료들이 지금과 같은 개인적 출세주의 행태로 철도발전 방안에 대해 은밀하게, 일방통행식으로, 안하무인으로, 겉치레 여론수렴만 계속한다면 박근혜정부도 지난 이명박 정부와 마찬가지로 정권초기 민중들의 거대한 항쟁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했듯이 KTX 민영화(경쟁체제도입) 계획을 중단하고 철도산업 발전을 위한 중장기적 청사진을 먼저 마련할 것,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
2013. 5. 17.
전국철도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