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철도발전 소위의 정상 운영을 촉구한다!
2013년 12월9일부터 시작된 철도노조의 파업이 12월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철도노조의 극적인 합의로 일단락됐다. 23일간 진행된 이번 파업은 2016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KTX 신설노선에 대한 운영권을 애초 계획과 달리 코레일이 아닌 새로운 운영자에게 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토부의 ‘철도산업 발전방안’에 대한 논란으로부터 시작되었다.
2013년 6월26일 국토부 철도산업위원회에서 심의된 ‘철도산업 발전방안’은 4월 서승환 장관의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불과 2개월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만들어진 계획으로 ‘철도산업 발전’이라는 대의보다는 지난 이명박 정권의 수서발 KTX 노선 민영화 계획의 변종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3년 수서 KTX 분할을 시작으로 2014년 화물분야 분할과 이후 차량, 유지보수 업무 분할 등 철도 산업을 분할하는 계획을 망라하고 있어 결국 수서 분할이 철도민영화를 위한 사전단계로 의심받기에 충분했다.
사회적 합의라는 명분을 쌓기 위해 구성된 민간자문위원회의 일부 위원들이 사퇴하는 진통을 겪은 것도 사전 짜여진 수순에 따라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번 파업기간 동안 들어난 쟁점만 하더라도 정부 계획이 얼마나 졸속적이며 위험한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법률에 의한 행정을 해야 하는 행정부가 철도산업발전기본법의 취지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면허권 발급을 강행한 것에 대한 적법성 문제부터 정부대책이 과연 수서 KTX 주식회사의 민영화를 방지할 수 있는지? 한미, 한EU FTA와의 연관성은 무엇인지? 사회적 논의는 고사하고 국회차원의 제대로 된 검증은 없었다.
12월 30일 행정부의 일방통행에 대해 정치권이 중재에 나선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행정부를 감시하고 국익을 보호해야 하는 국회가 자기 역할을 한 것이라는 언론의 평가를 받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노조의 파업 철회를 위해 국회는 12월 30일 국토교통위원회 산하 철도발전 소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는 동안 국토부 ‘철도산업 발전방안’에 대한 검증과 민영화 방지대책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는 공전만 하고 있다. 지난 1월 21일 3차 회의에서 비로소 철도발전 소위를 지원하고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를 진행할 정책자문협의체 구성을 의결했으나 새누리당은 전문가 추천마저 설 이후로 미뤄 지난 3일에야 겨우 확정됐다. 우리는 이번 합의의 당사자로서 새누리당이 과연 국회 철도발전 소위원회를 진정성 있게 운영해 나갈 의지가 있는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소위의 1차 활동기한이 3개월로 이제 불과 2달밖에 남지 않았다. 국내법의 적용과 정책 입안은 물론 FTA라고 하는 통상정책과의 상관관계까지 꼼꼼히 점검해야 하는 소위의 임무를 고의적으로 해태하는 것이 아니라면 새누리당은 소위의 정상적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는 새누리당이 국회 소위 구성과 운영에 미온적인 것이 국토부 관료들의 입김 때문이라는 항간의 소문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국토부는 그 동안 수서 KTX 분할을 추진하면서 철저히 국회를 우회하는 각종 꼼수를 동원해 왔다. 이번 여·야와 철도노조의 합의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는 것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집권 여당으로써 국회를 무시하고 일방통행하려는 행정부를 강력하게 견제하지 못하고 계속 행정부에 끌려 다녀서는 결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철도노동자들은 국회 차원의 합의를 존중하고 파업을 철회했다. 그리고 명절도 없이 철도 현장을 지키며 철도의 공공적 발전을 위한 사회적 논의의 출발점이며 어렵게 구성된 국회 소위의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 국민들 모두가 철도의 미래를 걱정하며 국회 소위의 제대로 된 활동을 요구하고 있다.
다시 한번 새누리당이 국회 철도발전 소위원회의 정상적 운영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14년 2월 7일
전국철도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