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민영화는 ‘정부정책’이라 사회적 논의는 안된다니!
- ‘불통정부’ 인정한 송석준 국토교통부 대변인의 억지 논리에 붙여 -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 등 철도 민영화 정책에 대해 일방적인 추진이 아니라 사회적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여론이 높다. 그런데 오늘(12월12일)자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송석준 국토교통부 대변인은 “입법·예산 사항도 아닌 정책적 판단의 영역에 대해 논의기구를 구성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민주적 토론을 통해 합의를 만들어간다는 민주주의 원칙이 이번 정부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인가?
송석준 대변인은 정책적 판단에 대해서는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이미 유사한 사회적 논의기구가 활발하게 운영되어 왔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혹은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와 같이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협의기구는 이미 법제화되어 있다. 이번 박근혜 정부만 해도 새롭게 사회적 협의기구를 운영해왔다. 비록 논의가 결렬되었지만, ‘국민행복연금위원회’를 사용자, 노동자, 지역, 세대 대표 등 위촉직 위원과 보건복지부·기획재정부 차관 등 정부측 위원으로 구성한 바 있다. 밀양 송전탑 관련 쟁점에 대한 논의를 위하여 “밀양송전탑 전문가협의체”가 구성되었던 바도 있다. 이들 협의기구들은 모두 예산과 법안 관련 사안만이 아니라 정책적인 사안까지 협의를 진행하는 기구들이다. 이들 기구에의 운영에서는 갈등도 있지만, 한쪽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때 발생하는 문제이지, 충실한 협의가 이루어질 경우 갈등으로 번지지는 않아왔다.
이렇게 사회적 협의기구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국민들과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경우 훨씬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고 갈등이 격화되기 때문이다. 이번 철도 민영화에 대해서도 노조와 시민사회가 ‘사회적 협의기구’ 구성을 논의한 이유도 바로 이것이었다. 정부가 이러한 협의 요구를 무시한 결과, 우리는 지금 파업투쟁이라는 갈등의 최고조에 직면해있다. 사회적 협의를 진작에 해왔다면 치루지 않았어도 될 사회적 갈등이다.
국토부는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과 관련된 사항을 법개정 사항이 아니라며 국회에서의 논의도 배제한 채 밀어붙여왔다. 그렇다면 철도 민영화라는 뜨거운 전국민적 관심사에 대해서는 과연 어디에서 논의해서 시행여부를 걸정한다는 것인가? 청와대의 ‘실세’라는 몇몇 실장들의 생각이면 되는 것인가?
철도노조와 공공운수연맹, 민주노총과 시민사회가 이미 제안한 사회적 협의기구 구성과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과 관련된 사항의 재논의, 향후 철도 중장기 발전방향에 대한 사회적 협의는 이번 파업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정부가 노동조합과 시민사회의 요구를 무시한다면 더 큰 투쟁이 전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해괴한 논리로 사회적 논의를 거부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당장 대화의 장에 책임있게 나서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