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2-1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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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철도를 사랑하는 철도퇴직자들의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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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철도노조
 조회 : 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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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사랑하는 퇴직자들의 성명서.hwp (48.0K) [44] DATE : 2013-12-14 13:11: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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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사랑하는 철도퇴직자들의 성명서 “1951년 4월 어느 날 구례구역을 지나 압록역을 통과한 지 2분쯤 지나 요란한 총소리가 났어. 열차가 피습당한 거야. 기관사가 어깨에 총을 맞았고, 부기관사는 가슴에 총을 맞아 그 자리에서 즉사했지” “박정희 대통령 때는 월급이 쪼금 나오고 밀가루가 대신 나왔어. 수제비, 부침개 해먹고 그랬지. 그 담에 통일벼가 나와 쌀을 많이 먹었지. 생활이 어려워 부인들이 밀수품(양산, 머플러 등)을 서울에 내다 팔아 생계에 보태곤 했어.” 우리는 철도 퇴직자들입니다. 온몸으로 철도를 부둥킨 채 격동의 세월을 살아왔습니다. 어려운 가운데도 아들, 딸 다 가르치고 혼인도 시켰습니다. 철도를 천직으로 알고 살았던 30여년을 돌아보며 때론 회한을 때론 후회없이 살았다는 자부심을 먹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마음이 몹시 불편하고 아픕니다. 민영화, 경쟁체제 도입, 지주회사, 수서발 KTX자회사 등 철도를 뿌리부터 흔드는 정책이 계속해서 이름을 바꿔가며 노쇠한 가슴을 쿵쾅거리게 합니다.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일 년에도 30~40명씩 철길에 피를 뿌리며 지켜온 지난 세월이 송두리째 난도질당하는 것만 같아 애써 외면하곤 합니다. 예전에도 민영화, 공사화 추진 등의 이야기가 없던 것은 아닙니다. 새로 당선되는 대통령들의 단골메뉴입니다. 그러나 낙하산으로 내려온 군장성, 경찰, 퇴물관료, 정치인 출신의 사장들은 정상적인 구조개혁을 추진하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20여 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정부주도로 2005년 공무원에서 현재의 공기업체제로 전환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력감축위주의 구조조정을 비롯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이 때는 지금처럼 정부가 절벽같이 대화를 거부하지는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사회적인 협의가 거듭되고 신중한 검토와 보완에 보완을 통해 현재의 철도공사가 탄생했습니다. 요즘 정부에서 주장하는 지주회사 역시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10년 전에도 싱가폴의 테마섹 방식의 지주회사도입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지주회사는 구조조정을 아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1999년 IMF구제금융을 받을 때 외국 투기자본의 강력한 요구에 밀려 도입된 제도입니다. 설립과 매각, M&A를 손쉽게 해서 외국자본의 진출과 먹튀,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수서발 KTX법인은 아무리 자회사라지만 독립된 경영주체입니다. 알짜배기 수익노선인 수서발KTX가 수도권 동부와 강남권역에서 서울역과 용산역을 이용하던 승객을 모조리 빼앗아 가면 철도공사의 급격한 고사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철도공사는 살아남기 위해 적자선, 적자역을 폐지하고 서비스를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규직을 모조리 자르고 비정규직으로 대체해 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다음 수순으로 지분 매각에 아무런 법적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야금야금 주식을 재벌에게 팔아치웁니다. 그 뒤 천문학적인 특혜수익으로 배를 불린 수서발KTX가 자본잠식에 빠진 지주회사를 수익이 되는 부분만 먹어치움으로써 재벌의 철도 독점장악이 완성됩니다. 토건재벌의 전위대 국토부가 수서발KTX법인 설립에 목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세계 10위권이던 아르헨티나 철도가 그렇게 망했습니다. 11만 7천명이던 철도직원은 1만 7천명으로 줄었고 간선철도 운행은 70%가 줄었습니다. 매년 최악의 철도사고가 해외토픽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철도를 지원하는 정부보조금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전에 했던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국민이 원하지 않는 민영화는 추진하지 않겠다”, “철도산업발전방안을 먼저 마련하겠다” 우리 철도퇴직자들은 이 약속을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지난 10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베리아철도운영개선에 공감했다’는 보도에 한껏 고무되기도 했습니다. 여야 정당과 시민사회 그리고 철도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민의 철도, 공공철도, 시베리아로 뻗어가는 미래철도 비전을 고민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집권 1년이 되도록 단 한 가지도 실천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국토부와 최연혜 바지사장을 앞세워 114년 철도역사를 밑바닥부터 뜯어고쳐야할 부실덩어리인양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철도종사원을 전면적으로 개조해야할 대상으로, 정당한 개혁에 저항하는 파렴치한으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시골역사 감나무 아래서 동네 조무래기들과 정담을 나누고, 읍내 장터에 나가는 꼬부랑할머니의 봇짐을 날라주는 일은 이미 먼 추억이 되었습니다. 열차로 통학하는 여학생들의 수다도 들을 수 없습니다. 영어사전 몇 권 들고 초등학교 졸업식 시상식에 초대받았다던 선배들의 입담도 아련합니다. 지역사회발전, 주민들과 고락을 함께해온 철도의 역사를 되살리라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국민의 재산을 재벌기업에게 팔아넘기는 일 만큼은 없어야 합니다. 국민의 공복으로 생각하며 철도에 모든 인생을 걸었던 우리 철도퇴직자들의 피땀마저 부정하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국정원, 국방부, 경찰 등 정부기관이 총동원된 부정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이 그나마 국민과 한 약속조차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행태에 분노스럽고 울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의 1%만을 배려하는 불통과 아집은 국민경제를 수렁으로 몰아넣을 뿐입니다. 수십만 철도퇴직자, 철도가족이 대통령퇴진투쟁에 나서기 전에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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