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철도파업 관련 박근혜 대통령 발표에 대한 전국철도노동조합 입장
오늘 박근혜 대통령은 철도파업에 대해 “정부가 누차 민영화를 안 한다고 발표했는데도 철도노조가 파업을 벌이는 것은 정부발표를 신뢰하지 못하고 국민경제에 피해를 주는 전혀 명분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였습니다. 그리고 "노사는 협상 테이블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도력을 보여주고 국가 경제의 발목이 잡히는 일이 없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하였습니다.
우선 우리는 현 정부의 거듭된 해명에도 불구하고 절대다수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 국토교통부가 보여준 불통과 계속된 말 바꾸기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국토부의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에 대해 파업 돌입 전 최소한의 사회적 대화를 요구했고, 국회차원의 검증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국토부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의 논의조차 철저히 거부했습니다.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않은 전 철도공사 사장을 사실상 경질하고 난 이후 소집된 철도산업위원회에서 철도분할민영화 계획을 입안하였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낙하산’을 내려 꼽으려다 언론에 폭로되기도 하였습니다.
국토부가 지난 6월 수립한 ‘철도산업 발전방안’에는 수서KTX주식회사 설립을 시작으로 지역노선에 대한 민간개방과 화물회사 분리 등 전통적인 철도분할민영화정책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다른 어떤 이유보다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주식회사’를 설립하고도 민영화와 무관하다는 정부의 주장을 믿지 못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합리적 의심입니다.
또한 최근 발표된 정부의 공기업 합리화 방안의 핵심은 ‘유사 중복 업무 통폐합’입니다. 한편에서는 중복투자, 옥상옥을 이유로 방만한 자회사를 통폐합하거나 매각하라고 하면서 동일한 업무인 서울발KTX와 수서발KTX사업은 분할하라고 하는 것은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인 것입니다.
박근혜대통령은 철도파업을 조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철도노사간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주문하였는바 이는 철도노조가 일관되게 주장한 대화와 타협을 통한 평화적 해결요구와 일맥상통합니다. 그러나 이 언급이 최소한의 진정성을 가지려면 현재 철도 노사 간 정상적인 협상 테이블을 방해하는 요인을 사전에 제거해야 합니다.
이미 지난 12월10일 기습처리 된 철도공사 임시이사회 자료를 통해서도 폭로되었듯이 핵심노선인 수서KTX노선 분할로 인한 철도공사의 경영악화는 실로 막대합니다. 철도공사 경영진의 의사와 무관하게 국토부의 강압에 의해 이사회가 강행되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고 있습니다.
나아가 국토부는 결코 시급한 현안이 아닌 수서KTX주식회사에 대한 면허발급을 강행함으로서 사실상 철도장기파업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진정으로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의 의지가 있다면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철도민영화의 시발이 될 수서KTX주식회사에 대한 졸속면허 발급 강행을 중단하고 사회적 대화와 노사간 협상이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실질적인 협상이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즉각적인 노사교섭을 촉구하는 한편, 현재 철도노사간 협상을 방해하는 부당한 국토부의 면허발급 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것만이 박근혜 대통령이 주문한 ‘철도노사간 협상을 통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입니다.
2013. 12. 16.
전국철도노동조합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위원장 김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