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문] 철도공사 경영진 및 전국 소속장·관리자 여러분에게 드립니다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철도에 대한 희망을 함께 열어갑시다!
11월 30일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한 초겨울 날씨를 무릅쓰고 서울역과 대전역을 비롯해 전국의 5개 지역에서 철도노동자들이 한국 철도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는 절절한 염원으로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한 철도노동자 그 누구도 생때같은 철도를 멈추는 파국을 원치 않습니다. 전국을 연결하는 철도 현장이 아니라 길바닥에서 집회를 하고, 선전물을 돌리고, 엄동설한 칼바람보다 모진 징계와 해고의 위협에 떨어야 하는 파업을 그 누가 원하겠습니까?
그러나 철도노동자들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총파업을 결의했고, 진정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파국을 막을 수 없다면 당당하게 그 길에 나서겠다고 함께 결정했습니다.
최연혜 사장님!
우여곡절 끝에 철도공사의 사장으로 임명되셨지만 ‘국민행복 코레일’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호소하셨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철도 르네상스가 열리고 있고 남북철도와 대륙철도시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왔다”며 “독일철도가 동서독 통일의 매개체 역할을 했듯이 우리 철도가 남북을 이어 대한민국의 북방정책, 통일정책에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 철도의 시대적 사명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갈수록 어려워지는 철도의 현실을 지적하면서 “철도공사와 철도가족이 이러한 소명을 실현할 수 있는 역랑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확신하며 함께 힘을 모으자”고도 하셨습니다.
철도 직원들은 일말의 희망을 가졌습니다. 수서발 KTX 노선을 운영할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철도공사를 6개 자회사로 분할해 철도산업을 갈기갈기 찢어 놓겠다는 국토부의 정책에 대해 철도공사 사장으로, 철도 전문가로 소신과 정책을 밝히실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국토부의 압박에 굴복해 한국철도의 미래에 대한 사장님의 오랜 소신마저 꺾어버린 듯한 지금 철도노동자는 총파업을 결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수자원공사’를 동원해 4대강 사업이라며 대운하를 추진해 전 국민을 농락했던 것처럼 박근혜 정부는 ‘철도공사’를 앞세워 경쟁 도입이라며 철도 분할 민영화 정책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공기업의 자율경영 원칙과 국민에게 재앙이 될 수밖에 없는 철도 분할 민영화의 진실을, 사장님의 신념과 소신을 밝히고 부당한 지시와 압력을 거부해 주시길 다시 한번 호소 드립니다. 3만 철도 직원들과 10만 가족, 철도민영화 반대 서명을 해 주신 100만의 국민들이 있습니다.
철도공사 상임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여러분!
백번 천번을 양보해 정부에서 임명된 최연혜 사장은 그렇다치더라도 철도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현장에서부터 경영진, 상임이사라는 직책을 갖기까지 이 철도에 삶의 대부분을 바쳐오신 여러분은 정말 그러실 수 없습니다.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여러분이 책임 있게 운영해 왔던 철도공사입니다. 여러분이 애정으로 미래를 가꾸며 지켜왔던 철도 산업입니다. 철도공사의 팔과 다리를 잘라내는 일입니다. 한국 철도를 벼랑 끝으로 모는 일이며, 국민의 철도를 재벌과 외국 자본에 철도를 팔아먹는 일입니다. 그 일을 바로 여러분이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손에 피를 묻히고 제물로 삼으면서, 철도공사 경영진과 노동조합의 갈등이라고 히히덕거리고 있는 국토부 관료들이 보이지 않습니까! 한국 철도를 재앙으로 몰아넣었다는 오명에 여러분의 이름이 지워지지 않을 일입니다.
언제까지 침묵으로만 일관하면서 수서발 KTX 운영 회사의 지분 몇 %를 더 확보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자가당착에 빠져 계실건가요! 철도공사, 아니 한국 철도를 피와 땀으로 지켜온 철도인의 당당함을 보여주시길 호소 드립니다.
전국의 소속장, 그리고 관리자 여러분!
지금 철도노조의 총파업에 대해 가장 많이 궁금해 하고, 가장 많이 걱정하실 분들이 아마 전국의 현업 사업장에 계시는 소속장과 관리자 여러분들 일 겁니다. 철도 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부대끼며, 함께 생활하는 소속장과 관리자 여러분의 말 못하는 속내와 걱정을 철도노동자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선 총파업의 걸음을 멈출 수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철도 분할 민영화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국토부가 철도공사에 대한 부당한 압력과 개입을 멈추지 않는 한, 철도공사 최연혜 사장과 상임이사 등의 경영진이 국토부의 거수기 노릇을 멈추지 않는 한 철도노동자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청춘을 바쳐 온 철도, 국민을 위한 공공의 철도를 지켜온 철도노동자의 사명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철도노동자들의 심정과 철도를 가장 잘 아는 소속장 여러분께서 모두의 걱정이 현실이 되기 전에 최연혜 사장님과 철도공사 경영진이 철도를 파탄시키는 임시이사회를 중단하도록 요청해 주십시오. 철도 산업의 중장기적 발전 전망을 새롭게 수립해 국민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기구의 구성 등에 대한 여러분의 가감 없는 의견을 표현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철도를 살리는 길, 철도산업을 파국에서 구하는 길에 함께 하고 싶은 여러분의 마음을 총파업 투쟁에 나서는 철도노동자, 소속 직원들에 대한 격려로 대신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국민행복 코레일’을 위해 여러분의 열정을 모아주십시오!
국토부의 ‘철도산업 발전방안’이 ‘민영화’요 한국 철도를 파국으로 몰아갈 것임을 철도인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철도 분할 민영화를 반대하는 다수의 국민이 있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짐꾸러미를 내려놓고 민영화 반대 서명을 해주신 100만의 국민이 있습니다. 철도를 이용하고, 철도를 사랑하며, 우리의 철도를 타고 남북한을 왕래하고 대륙철도를 이용하는 꿈을 가진 국민과 함께 해야 합니다. 보다 싸고 편리한 철도, 산간벽지 그 어느 곳에라도 철도를 이용하는 국민이 있다면 달려가야 하는 철도를 만드는 일, 그 일이 철도의 숙명이며 바로 우리의 일입니다.
“공기업으로서 국민의 사랑과 신뢰 없이는 성장은 고사하고 존재가치도 무의미하다”는 사장님의 취임사를 기억합니다. 사장님을 비롯한 철도공사 경영진, 전국의 소속장과 관리자 여러분 모두의 한국 철도의 미래에 절절함과 결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입니다. 철도노동자는 철도 가족과 철도를 사랑하는 국민들 모두를 든든한 지원군으로 총파업 투쟁을 향한 진중하고 뜨거운 발걸음을 내딛을 것입니다.
철도산업을 파탄에 이르게 할 국토부의 철도 분할 민영화 정책을 단연코 거부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철도공사를 위한 여러분의 열정을 발휘해 주시길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3년 12월 2일
전국철도노동조합 중앙쟁의대책위원장 김명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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