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근본주의 붕괴 … 규제 아닌 재설계 필요”
ㆍ노벨경제학상 스티글리츠 교수의 충고
ㆍ“CEO 단기성과 집착 관행 버려야”
“공산주의가 베를린 장벽과 함께 무너졌듯이, 시장근본주의는 월스트리트와 함께 붕
괴됐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17일 헌팅턴포스트 인터뷰와 CNN 온라인 기고문을 통해 “세계화의 아젠다는 시장근본주의자들과 긴밀하게 연계돼왔지만 자유시장과 금융자유화의 이데올로기는 끝났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가라앉고 있다”면서 “지난 5년 간 집값 거품이 미국경제를 떠받치면서 부의 양극화를 대공황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시켰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어 “지금은 단순히 시장 규제의 재조정이 아니라 규제시스템의 전면적인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월스트리트의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했다.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한 6가지 개혁안을 내놓았다.
그는 우선 현재 매년 지급하는 금융기관 경영자들의 인센티브를 5년 정도의 장기간으로 묶어 단기간 과도한 리스크를 좇는 관행을 없앨 것을 제안했다.
금융상품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위원회와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점검할 위원회를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적절한 정보 제공 없이 자유로이 영업을 해온 월가의 영업방식에 족쇄를 채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에서부터 모기지(주택담보대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금융위기는 대출의 급속한 증가에서 온다면서 ‘과속방지 턱’을 만들 것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금융위기의 또 다른 원인으로 금융기관간 경쟁이 부족했던 점을 지적하면서 “덩치가 너무 커서 실패해선 안된다”는 대마불사론이 문제라면 큰 금융기관을 잘게 쪼개야 할 것이라고 처방했다.
그는 그러나 “금융시장은 어떠한 규제책을 내놓아도 교묘히 우회할 것”이라면서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비관론을 펼쳤다. 다만 “위기의 개연성을 줄이거나 피해 정도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들이 반 시장주의적인 것처럼 비쳐질 수 있지만, 그는 세계화 시대를 열었던 클린턴 행정부의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내면서 최고의 호황을 일궜던 인물이다.
스티글리츠는 “월가 금융기관들이 전세계로 위기를 분산하지 않았으면 미국 경제의 타격은 더 컸을 것”이라면서 “세계화된 시장 덕분”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