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노조(위원장 김주영)가 5일 주최한 특강에서 장 교수는 “국가 상황에 따라 혹은 산업 환경에 따라 적절한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에서 지분을 갖고 있는 싱가포르 항공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항공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브라질 항공기 제작업체인 엠브라이어사 역시 세계 업계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국내 공기업이었던 포철도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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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영국 캠브리지대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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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경제가 호황인 국가일수록 공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의존도가 낮을수록 경제가 불황인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대만·프랑스·오스트리아·노르웨이·핀란드·이탈리아 등이 공기업 의존도가 높은 나라로 꼽히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경제 빈국인 필리핀은 2%, 아르헨티나는 5% 정도로 공기업 비율이 낮다는 것이다.
그는 공기업에 대한 반대 이론들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주인-대리인’ 이론과 ‘시장규율’ 이론이다. 주인-대리인 이론은 공기업 경영자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득이 적기 때문에 효율적 경영을 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또 시장규율이론은 공기업은 법적으로 독점이 보장되기 때문에 규율에 구애받지 않고, 주식이 상장돼 있지 않기 때문에 파산할 경우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 교수는 “주인-대리인 이론은 소유주가 직접 경영하지 않은 모든 사기업에도 해당이 될 수 있다”며 “이 이론을 적용할 경우 모든 대규모 조직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시장규율이론과 관련해서도 그는 “많은 공기업도 파산이나 인수합병을 당하고 파산위기의 민간기업도 정부에 의해 구제되기도 한다”고 반박했다. 일례로 미국의 크라이슬러사나 독일의 폭스바겐, 스웨덴의 조선업, 칠레의 은행들이 정부의 구제에 의해 회생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대우그룹 계열사나 엘지카드 등의 사례가 있다.
그는 “공기업의 매각을 위해서는 성과개선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성과 개선이 가능하다면 굳이 매각할 필요가 있냐”며 “오히려 매각에 따른 비용만 낭비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통 외국 회계법인이나 투자은행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는데 이에 따른 비용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공기업 운영 대책을 민영화뿐 아니라 조직개혁, 경쟁강화, 정치개혁 등 다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공기업의 목표를 명확히하고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등 조직개혁이 우선돼야 한다”며 “공기업간, 혹은 공기업-사기업간 경쟁을 강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낙하산 인사를 통해 공기업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경우 기업의 효율성을 헤치고 국가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공기업의 정치적 남용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구조개편을 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하준 교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 ‘사다리 걷어차기’, ‘개혁의 덫’ 등 많은 경제·공기업 관련 서적들을 저술했다.
기사입력 : 2008-08-05 06:09:56
최종편집 : 2008-08-06 12: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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