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사고 나면 대책 세울 건가?
국토부, 철도공사의 안전 불감증을 규탄한다.
- KTX 산천에 대한 정밀 안전 점검 실시하라!
- 철도 현장의 잘못된 관행 등 안전 문제를 적극 제기, 공기업 노동자의 책임 다할 것.
1. 국토부와 철도공사의 안전 불감증을 우려한다.
연이은 철도·지하철 사고와 장애로 많은 국민이 철도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 철도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일주체로써 철도노동자는 열차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제 역할을 충분히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철도노조는 그간 철도 안전 문제를 사회적으로 꾸준히 제기해 왔다. 철도 민영화가 가져올 폐해로서 안전 위협이라는 문제를 비롯해 특히 2011년 광명역 탈선사고 이후 KTX 산천 차량과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의 선로 안전 문제, 돈벌이 중심의 상업적 운영에 따른 철도공사 내부의 안전 무시 관행 등을 알리고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내부의 비밀을 공표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하기도 했지만 사회적으로 철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정부와 철도공사의 대책 발표도 이어졌다.
그러나 정부와 철도공사가 내놓은 안전 대책은 제대로 실행되지 않거나 눈가리기 식으로 진행되고, 수익과 비용절감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으로 인해 안전이 도외시되면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철도노동자의 우려가 크다.
최근 철도노조는 KTX 산천 차량의 심대한 결함을 철도공사에 제기했다. 도입된 4년밖에 안된 차량에서 4백건에 가까운 발생했고 특히 열차 운행의 기본이 되는 대차에 심각한 결함이 계속 발견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일부 언론의 보도에도 철도공사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답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책임이 있는 국토부는 모르쇠하고 있다. 현장의 노동자는 이러한 결함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에 근본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철도공사는 그저 ‘괜찮을 것’이라며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2. KTX 산천의 대차 결함은 대형 사고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KTX 산천 차량은 도입시부터 많은 문제가 발생해 왔다. 도입 이후 4년밖에 안된 KTX 산천 차량의 대차는 전체적인 균열, 차륜의 이상 마모현상, 차축의 산화, 테로텍스의 파손, 제동 디스크의 균열, 감속장치 불량, 동력전달장치 불량, 견인전동기 불량 등 결함이 거의 모든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차의 주 기능은 주행 및 제동으로, 만약 열차가 운행 중에 대차에 문제가 발생하면 달리는 열차를 세울 수조차 없기 때문에 대형 사고로 연결된다. 최근 발생한 화물열차 탈선도 대차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며, 1998년 100여명이 사망한 독일 고속철도 차량의 탈선도 대차의 한 부분인 차륜의 파괴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현장에서 정비하는 노동자가 제기했고 철도공사도 알고 있다. 그러나 철도공사는 고속철도 차량의 보유량 부족 및 유지보수 기지 부족, 유지보수 인원 및 보수품의 부족, 유지보수 시간의 부족 등을 이유로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계속 운행하고 있다. 경부선 2단계 개통과 호남선 개통 등으로 운영해야 할 고속철도가 늘어나면서 안전을 위한 유지보수보다 흑자를 내는 고속차량을 한 대라도 더 운행하는 것을 중요시한 결과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는 KTX 산천이 수백 명의 승객을 싣고 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선로 상태가 좋지 않고, 이에 대한 유지보수도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과 맞물릴 경우 사고의 위험은 더욱 커진다.
3. KTX 산천에 대한 정밀 안전 점검 실시하고, ‘노사민정’ 대책기구를 구성하라.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한번에 수백명이 타는 열차를 정비하는 기본은 사고와 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사전정비다. 결함이 발생하고 있는 차량을 대책없이 운행하는 것은 안전불감증의 극치다.
운행에 투입된 지 4년밖에 안된 KTX 산천 차량에 왜 이런 결함이 발생하고 있는 지 정밀 조사해야 한다. 수백억짜리 차량을 사전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운행에 투입한 경위까지 낱낱이 조사해야 한다. 잘못된 관행과 봐주기식 관리·감독, 수익성만을 위한 운영이 가져온 세월호의 비극이 또다시 철도에서 발생해서는 안된다. KTX 산천 차량의 안전확보를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정부와 철도공사는 하루빨리 KTX 차량의 안전한 운행을 위한 사전 조치를 마련하라.
하나. 노(철도노조)·사(철도공사)·민(전문가)·정(국토부, 기재부, 국회)이 참여하는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단위를 구성해 KTX 산천에 대한 정밀안전 진단과 중대 결함 확인시 운행 중지를 포함 대책 마련에 나서라.
하나. KTX 차량의 안전 확보를 위한 유지보수 전문 업무의 외주용역을 환원하라.
4. 철도노조는 철도 안전 확보를 위한 투쟁을 전면적으로 진행한다.
-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안전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해결하는 것이 공기업 노동자의 책임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비용 절감, 수익 확보’에 철도공사의 존폐가 달렸다고 여기고, 현장 노동자를 한낱 소모품으로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만 생각하는 경영진과 정부 정책으로 인해 내부에서 해결 방안을 찾기가 어렵다. 또한 가능하면 숨겨 내부에서 두루뭉술 해결하고, 조용한 게 좋다 식의 공기업 내부 관행도 만만치 않다.
그러기에 우리 스스로의 치부이기도 한 철도 현장의 안전 문제를 오히려 밖으로 꺼냄으로써 ‘안전한 철도’라는 공기업 철도공사의 최우선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비록 이러한 실천이 철도노동자를 힘들고 어렵게 할 수도 있지만 공기업 노동자의 책임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철도 안전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국민에게 알려야 하는 이 현실이 안타깝지만 철도 안전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에 제기하고, 해결하기 위한 ‘안전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2014년 6월 23일
공공운수노조연맹 전국철도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