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는 계속 안전을 포기할 것인가?
이제라도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라!
우선, 태백선 열차사고로 돌아가신 분과 유가족, 그리고 부상을 당한 많은 시민들께 열차안전의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운전조합원의 마음을 모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다시 한 번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수송하는 철도인으로써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최근 20여년 만에 발생한 철도승객 사망사고인 이번 태백선 열차사고는 철도 안전을 포기한 철도공사가 자초한 재앙임을 밝힌다. 철도노조 특히, 운전조합원은 철도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요구해 왔으나, 철도공사는 최연혜 사장의 치적과 경영효율화에 눈이 멀어 우리의 요구를 무참히 거절했다.
어디 이뿐인가? 철도 안전운행을 위해 단선구간의 1인승무를 중단하라는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철도공사는 조합원 11명을 해고하고 13명을 중징계했다. 철도공사는 최연혜 사장의 임기보장을 위해 공기업정상화 협의 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해고 협박을 서슴지 않았으며 결국 이들을 부당하게 징계했다. 철도 경영진이 철도 안전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잿밥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재앙에 가까운 철도 사고가 발생한 것이기에 우리는 더욱 분노한다.
이제라도 철도공사는 철도를 아끼고 사랑하며, 철도 안전을 위해 노력해 온 철도노동자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
첫째, 철도공사는 지금 당장 단선구간에 대한 1인승무를 중단하라!
단선구간인 태백·중앙선은 선로 및 신호시스템이 낙후해 전적으로 기관사에 의존해 열차를 운행한다. 이러한 사실을 철도공사가 더 잘 알고 있음에도 경영효율화라며 노사간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1인승무를 도입했다. O트레인 역시 마찬가지다. 철도공사는 더 큰 재앙이 닥치기 전에 단선구간 1인승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둘째, 철도안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안전시스템을 확충하라!
철도공사는 이번 사고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사고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와 처벌을 중심으로 사고를 무마하려 한다면 이런 사고는 재발할 수밖에 없다. 철도안전 시스템이 허술한 지금 상황에서 운전조합원 누구라도 철도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미 철도공사도 ‘휴먼에러 연구위원회’에서 인적오류는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처벌 위주의 사고대책은 의미가 없고 시스템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철도공사 스스로도 인정한 이 사실을 더는 부정하지 말고 철도 안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시작해야 한다.
셋째, 안전시스템과 제도 확충을 위한 노사간 협의에 성실히 임하라!
지난 세월호 참사 이후 철도공사는 철도안전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노동조합과 철도 안전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정작 이처럼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단선구간 1인승무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협의조차 하지 않으려 했고, 효율화 운운하며 노동조합의 안전 요구를 묵살했다. 이제 어떠한 변명도 필요 없다. 철도 안전 문제만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실한 교섭에 나서라. 그리고 실행하라.
넷째, 중앙선 1인승무 반대를 주장한 조합원에 대한 징계를 철회하라!
중앙선 1인승무를 반대한 것은 이번 태백선과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함이었다. 안타깝게도 이번 태백선 사고를 통해 우리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철도 안전을 위해 정당한 주장을 한 조합원에 대한 징계를 당장 철회하라!
철도노동자는 모두, 특히 운전조합원은 이번 태백선 열차사고를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동시에 철도 안전을 내팽개치고 사장지키기와 경영효율화에 눈 먼 경영진에 분노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우리의 요구를 철도공사가 더 이상 거절할 명분도 자격도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철도 안전 확보를 위한 우리의 진정한 요구를 수용하라!
2014년 7월 25일
전국철도 노동조합 운전 지부장 일동